과묵한 치과의사의 수다스러운 진료 이야기
반갑습니다.
강서구 치과 주치의,
김민 원장입니다.
지난주에 저를 소개하는 글을 써보았는데요.
여러모로 부족한 첫 글임에도,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아래 링크를 남겨드리오니, 한번 읽어보세요.^^)
강서구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치과의사가 되겠습니다.
오늘은 치과 진료에 대한 제 생각을 이웃님들과 나누어볼까 합니다.
진료'철학'이라고 말하기엔 조금 거창하지만..
치과의사로서 저는 어떻게 일을 하는지,
진솔하게 말씀드려볼게요.
치아를 뽑는게 어려울까,
살리는게 어려울까?
이 문제에 대한 제 대답은 명확합니다.
치아를 뽑는 것보다는
살리는 쪽이 훨씬 더 어렵습니다.
마치 시들어가는 화초를
공들여 살리는 것보다,
새로운 화초를 구매하는 것이,
훨씬 편하고 간단한 것처럼 말이죠.
그럼에도 왜 저는 '자기치아 살리기'를 그토록 중시하는 걸까요?
이는 치과의사로서 제 존재의 의미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람들의 치아를 살리기 위해 치과의사가 되었습니다.
환자분들의 멀쩡한 치아에 구멍을 뚫기 위해 그렇게 오랜 기간 공부한 것은 절대 아니죠.
조금 더 잘 살겠다고 제 존재 의미를 저버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더 어려운 길임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한 치아를 최대한 살리고자 하는 것이죠.
(* 물론 구강건강을 위해 임플란트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도 분명 있습니다.)
자동차 수리공에게 정비 공구가 있는 것처럼,
치과의사에게는 치과치료 도구들이 있습니다.
(저 역시 치료에 도움되는 장비 도입에는 정말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ㅎㅎ)
이 도구들은 멀쩡한 치아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
상한 치아를 살리는 데만 쓰여야 합니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쓰일 일이 없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어째서인지
'도구가 있으니,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종종 있습니다.
정작 치아에는 큰 문제가 없음에도 말이죠.
이러한 관점은 과잉진료로 이어지기 쉽고,
치과에 대한 환자분들의 신뢰는 점점 낮아지게 됩니다.
꼭 필요한 진료만 해야 한다는 의사와 환자 간의 암묵적인 약속이 깨지는 것이죠.
과묵한 치과의사가 유독
환자 앞에서 수다스러워지는 이유
저는 '민달팽이'라는 제 별명을 참 좋아합니다.
조금 느리더라도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히 나아가려는 모습이
마치 저와 비슷하다고 느꼈거든요.
다른 공통점도 있습니다.
차분하고 과묵하다는 부분이죠.^^
평소에 저는 조금 조용한 편입니다. 그래서 차분히 명상하는 것도 좋아하구요.
다만 환자분을 뵐 때는 제가 말이 좀 많아집니다.(어떤 환자분은 저를 '수다쟁이'라고 놀리시기도 합니다.^^)
물론 필요없는 말을 드리는 것은 아니구요.
치료와 관련한 내용들을 환자분들께 유독 꼼꼼히 설명드리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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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구강 상태가 어떠한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 현 상황에서 어떤 치료가 가장 적합한지, 어떤 치과재료를 사용하는지, 마취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통증은 어느 정도일지, 치료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등등 |
이렇게 궁금해하실만한 내용들을 설명드리다 보면 저도 모르게 수다쟁이가 되어있곤 합니다.^^
물론, 통보식으로 짧게 말씀드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요약하듯이 간단하게 설명드리고 치료를 진행하면 제 입장에서도 훨씬 편하겠죠.
그러나 치과진료는 일반적인 진료와는 조금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 입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 치료과정을 환자분이
눈으로 보기 힘들기 때문이죠.
긴장된 상태로 치과체어 위에 앉아 있거나, 얼굴덮개로 눈을 가리고 있다면..
이야기를 들어도 한번에 제대로 이해하고 기억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설명을 받지 못하면,
'내가 지금 어떤 치료를 받고 있는지'
'이게 정말 꼭 필요한 치료인지'
의구심이 생기기 쉽습니다.
치료에 대한 의심과 걱정이 생기기 시작하면..?
진료 내내 마음이 불편하고, 치료 후에도 찜찜한 느낌이 들겠죠.
아팠던 치아를 치료했으면 기분이 좋아져야 하는데, 오히려 기분이 나빠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환자분의 입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최대한 상세하게 설명드립니다.
환자분이 본인의 구강상태, 진단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실 때 치료결과 역시 좋아진다고 믿거든요.
꼭 필요한 치료만 진행하는 것,
치료과정을 상세하게 설명드리는 것,
설명드린 그대로
문제없이 치료해 드리는 것.
결국 이것이 좋은 진료의 전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다시금 해봅니다.
글을 마치며
세계 최고 명품 패션 브랜드인 샤넬(CHANEL)을 만든 코코 샤넬(Gabrielle Bonheur "Coco" Chanel)의 일화로 글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코코 샤넬은 옷을 디자인할 때 다른 디자이너들과는 조금 달랐다고 합니다.
옷의 겉면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부의 디자인, 안감까지 항상 신경썼다고 하죠.
그래서 어느 날은 동료 디자이너가 이렇게 물어봤답니다.
"에이,
누가 옷 안쪽까지 보나요?"
코코 샤넬은 대답했습니다.
"그 사람이 볼 수 있죠.
나 자신이."
업계는 다르지만, 이는 제 진료철학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치아 내부를 어떻게 치료했는지, 다른 사람이 알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몰라도, 저는 알죠.
물론 제가 세계 최고의 명품 브랜드를 만든 사람과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강서구 주민분들에게만큼은
가장 좋은 진료를 해드리고 싶습니다.
이 마음을 고이 담아 치과의 이름을 지었죠.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조금 수다스러운
치과의사로 남겠습니다.
수다쟁이 치과의사의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말씀해주세요.
마음을 다해 진심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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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를 지키는 주치의, 치과의사 김민 | ||
날씨는 춥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민달팽이,
치과의사 김민 드림